만성콩팥병 3기에서 체중 조절이나 혈당 안정을 위해 16:8 간헐적 단식을 하려고 하는 분이 많습니다. 하지만 콩팥은 칼륨·인·수분·혈압에 민감하고, 약 타이밍까지 손보지 않으면 오히려 컨디션이 급작스럽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. 저는 CKD 정보를 정리해 오면서 “무작정 굶지 말고 준비를 제대로 하라”는 한 문장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. 아래 5가지를 점검하면 시행착오가 확 줄어듭니다. 이 내용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, 개인 상황은 다를 수 있으니 꼭 주치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.
eGFR와 알부민뇨 단계로 현재 상태 파악하는 법
- 최근 3개월 내 검사지를 꺼냅니다. eGFR(사구체여과율)과 알부민/크레아티닌 비(UACR)를 같이 봅니다.
- 일반적 구분
- eGFR: G3a(45–59), G3b(30–44)
- 알부민뇨: A1(<30 mg/g), A2(30–300), A3(>300)
- 왜 둘 다 중요할까? 같은 eGFR이라도 A3면 심혈관·콩팥 위험이 더 커서 단식 강도를 보수적으로 잡아야 합니다.
- 가상 사례: 58세 직장인 김씨, eGFR 47(G3a), UACR 120(A2). 이 경우 16:8 바로 진입보다 12:12→14:10→16:8 단계 적응이 안전합니다. A3라면 16:8은 보류하고 주치의와 식사 시간 제한 폭을 결정하세요.
체크 포인트
- 최근 수치 변동이 큰가? 3개월 내 eGFR이 10 이상 떨어졌다면 단식보단 안정화가 우선
- 대사성 산증(HCO3- 저하) 지적받았는가? 지나친 공복은 피로와 근감소를 키울 수 있음
- 당뇨가 동반됐는가? 저혈당 이력이 있으면 줄이는 속도를 늦춥니다
고칼륨·고인 관리: 시작 전 식품표 체크리스트
단식 자체보다 “무엇을 먹느냐”가 더 큰 변수입니다. 칼륨과 인은 수치가 올라가도 몸이 바로 신호를 못 보낼 때가 많아, 미리 식재료를 정리해둬야 합니다.
- 라벨에서 찾을 말: 인산염(인산나트륨, 인산칼륨, 피로인산…), 카라멜색소, 콜라·가공육·치즈 소스류
- 칼륨 낮추는 조리 습관
- 감자·고구마·무는 깍둑 썰어 삶은 물 버리기(두 번 삶으면 더 효과)
- 캔콩·옥수수는 물에 헹구고 사용
- 국·찌개 국물은 절반 이하로
- 교체 리스트
- 바나나·아보카도·토마토 주스 → 사과·배·딸기·포도
- 시금치·버섯 볶음 → 양배추·오이·파프리카로 교체
- 콜라·가공치즈·소시지 → 물·탄산수·신선한 살코기
- 가상 사례: A씨는 토마토·바나나 스무디를 아침마다 마셨는데, 16:8을 하며 오히려 칼륨이 5.6까지 상승. 스무디를 사과+양배추 주스로 바꾸고, 감자는 삶아 물 버린 후 구워 먹는 방식으로 바꾸니 4주 뒤 4.8로 안정됐습니다.
단백질 0.8g/kg 기준과 끼니별 배분 요령
비투석 CKD에서는 과다 단백질이 콩팥에 부담입니다. 16:8을 하더라도 “한꺼번에 고기 몰아먹기”는 금물입니다.
- 0.8 g/kg 계산 예시
- 체중 65 kg → 하루 단백질 52 g
- 16:8 배분 예시(2식+간식)
- 식사 1: 25 g(흰살생선 120 g + 두부 반모)
- 간식: 5–7 g(난백 2개 또는 저지방 요거트 소량)
- 식사 2: 20 g(닭가슴살 100 g + 달걀 1개)
- 음식 속 단백질 감 잡기
- 닭가슴살 100 g ≈ 23–25 g, 흰살생선 120 g ≈ 22 g, 난백 1개 ≈ 3.5 g, 두부 반모(150 g) ≈ 10–12 g
- 팁
- 현미·견과류는 건강식이지만 CKD에서는 칼륨·인이 높을 수 있어 3기에는 흰쌀밥 소량과 조합하는 편이 실용적입니다.
- 단백질 보충제는 인 첨가물이 있는 제품이 많아 주의하여야 하며, 꼭 써야 한다면 ‘인 무첨가’ 인증 확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.
혈압·혈당·약 복용 시간(ACEi/ARB, 이뇨제, 인결합제) 조정 팁
식사 시간 변화는 약효와 부작용에도 영향을 줍니다. 아래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원칙을 쉬운 말로 정리한 것입니다. 개인별 처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최종 결정은 주치의와 상의후에 진행하시기 바랍니다.
- ACEi/ARB(로사르탄, 라미프릴 등): 하루 한 번이라면 아침 또는 점심으로 고정, 처음 2주 혈압이 100/60 이하로 자주 떨어지면 시간대 조정
- 이뇨제(푸로세미드 등): 오전 복용 권장(야간뇨 예방), 단식 시작 직후 어지럼이 있으면 용량·시간 재상담
- 인결합제(세벨라머 등): “식사와 함께”가 원칙, 16:8에서는 두 끼 기준으로 그 두 끼와 동시 복용
- 당뇨 약
- 인슐린·설포닐유레아(글리메피리드 등): 저혈당 위험 높음, 식사 횟수 줄이면 용량 감량 논의 필수
- SGLT2 억제제(다파글리플로진 등): 공복·저탄수 상태에서 드물게 케톤 증가가 보고됨, 장시간 금식보다 14:10부터, 수분 충분히
- 카페인: 공복 진한 아메리카노는 심박수·혈압을 튀게 할 수 있어 연한 커피·디카페인 또는 물·보이차로 대체
자가 모니터링 루틴
- 아침·저녁 혈압 기록, 어지럼·두근거림 동반 시 메모
- 공복 혈당(당뇨 동반 시), 주 1–2회 체중과 발목 부종 체크
첫 2주 적응 스케줄과 경고 신호 구분하기
처음부터 16:8로 들어가면 탈진하거나 폭식하기 쉽습니다. 단계적으로 가면 몸이 훨씬 편합니다.
- 1주 차(12:12 → 14:10)
- 1–3일: 12:12 (예. 8:00–20:00 식사)
- 4–7일: 14:10 (예. 9:00–19:00 식사)
- 2주 차(14:10 → 16:8)
- 8–10일: 14:10 유지하며 음식 구성 안정화
- 11–14일: 16:8 시범 적용 (예. 10:00–18:00 식사)
- 예시 루틴(사무직 기준)
- 10:00 첫 끼: 흰쌀밥 소량+흰살생선+양배추 무침
- 14:00 간식: 난백 2개+사과 1/2
- 17:30 둘째 끼: 닭가슴살+두부조림+오이무침, 국물은 적게
- 단식 시간 허용: 물, 무가당 보이차, 연한 블랙커피(개인별 허용 범위에서)
- 수분
- 별도 제한이 없다면 평소 수준으로 충분히, 심부전·부종이 있으면 처방 범위를 지켜야 합니다.
- 경고 신호(즉시 중단 또는 진료)
- 심한 근력 저하, 입주변 저림·불규칙 맥(고칼륨 의심)
- 일어설 때 심한 어지럼·시야 흐림(저혈압)
- 구역·구토, 소변량 뚝 떨어짐, 급격한 체중 증가(부종)
- 공복 저혈당(70 mg/dL 이하) 또는 식은땀·손 떨림
작은 팁과 실제 적용
- 외식이 잦다면 “국물 덜고 밥 반 공기” 한 줄 원칙만 지켜도 칼륨·나트륨·열량이 모두 줄어듭니다.
- 저는 CKD 독자들과 로깅 양식을 공유해 왔는데, 날짜/혈압/몸무게/부종/식사간격/특이증상 칸만 채워도 4주 후 상담이 훨씬 정확해졌습니다. 주치의에게 이 기록을 보여주면 약·식단 조정이 빨라집니다.
- 기대 효과는 보통 2–4주 차에 나타납니다. 공복 혈당이 안정되고, 저녁 부종이 줄었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. 반대로 평일은 잘 되는데 주말에 폭식이 터진다면 간격을 15:9로 살짝 늘려 숨통을 주는 방식이 실전에서 유용했습니다.

마지막으로, 간헐적 단식은 목표가 아니라 도구입니다. “검사로 현재 상태 파악 → 식재료 교체 → 단백질 배분 → 약 타이밍 정리 → 2주 적응” 이 순서를 지키면 CKD 3기에서도 무리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. 항상 본인 수치와 몸의 신호를 우선하시길 바랍니다.